몇일전 사무실로 주위에서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서 적십자사에서 꼭 좀 도와줬으면 하는 내용으로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울산적십자사 직원들은 수혜대상자를 만나기 위해 좋은삼정병원으로 향했다. 대상자는 바로 조선족 동포 허성일(남, 57세)씨였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2013년 중국을 떠나 한국을 방문했다. 불법체류가 아닌 정식으로 H2(방문취업)비자를 받았고 비자 만료기간이 3년이기에 유효기간 동안 열심히 돈을 모아 가족들 곁으로 돌아갈거라는 부푼 기대를 가지고 한국땅에 왔지만 허씨를 반겨주는 곳은 없었다.

뭐라도 해야했기에 공사현장에서 막노동부터 시작했다. 하지만 매서운 추위에 공사를 하는 곳은 그리 많지 않았다. 막노동 일을 하면서 알게된 지인이 울산에 아파트 공사현장이 많다고 하여 금년 1월 울산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일을 다시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날 작업종료 1시간 정도를 남겨두고 갑자기 현기증이 났다. 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은 채 쓰러졌지만 잠시 뒤 웅성웅성 소리를 듣고 다시 눈을 떴다. 그리고 30분정도가 더 지나서야 반장이라는 사람과 함께 인근 병원을 찾았다.

진단은 '뇌경색증'으로 편마비 증상을 띠고 있으며 정상으로 돌아오기가 힘들다고 의료진들은 얘기를 한다. 주위사람들은 “이만하기를 천만다행이라고, 목숨을 잃지 않은게 어디냐”라고 얘기하지만 허씨는 하루빨리 몸을 챙겨 다시 돈을 벌어야만 한다.

세월은 거슬러 18년전으로 돌아가 1996년 중국 목단강시 OO학교 졸업식을 가던도중 딸 허명미(당시 14세)와 친구는 저수지에 빠진 아이를 구하려다가 그만 물에 빠진 아이만 구출하고 딸과 친구는 목숨을 잃었다.

당시 중국에서는 영웅칭호를 받았지만 저수지만 바라보면 딸 생각이 자꾸나 목단강시를 떠나 청도로 이사를 했다.

우리가 허씨를 봤을때는 사고가 난지 석달 후, 아직은 보행하기가 어려워 보이는데도 적십자 일행을 반가히 맞이해주며 "병원에 입원하고 저를 찾아온 사람이 처음입니다, 찾아 온것만으로 너무나 감사하다."고 했다.

현재까지 병원비는 대략 650만원 한국땅에서 모아둔 돈은 월세, 전기세, 전화비 등 모두 지불하고 전재산 15만원이 전부다.

허씨를 돕기위해 주위 많은 분들이 애를썼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자체 등에서는 단지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두 거절당했다. 울산적십자사(회장 김명규)는 28일 허씨를 희망풍차 긴급지원대상자로 선정하여 의료비 500만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하였고 좋은삼정병원(이사장 구정회)에서 150만원을 지원해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허씨는 “적십자사에서 의료비 지원을 해준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나 기뻤다. 빨리 고향으로 돌아가서 몸을 추스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거다. 적십자사가 나에게 큰 희망을 줘서 처지를 비관하지 않고 잘 살겠다.”고 했다.

국민참여 캠페인 ‘희망풍차’는 결연을 통해 국내 4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사회안전망 강화해 기여하기 위해 수요자 맞춤형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희망컨설턴트 봉사원 2명이 1가정에 대해 기초생활, 의료복지, 주거복지, 교육복지 등 4가지 핵심프로그램 분야를 통합사례관리를 통재 집중 지원하며, 수혜자와 자원봉사자, 개인기부자, 사회공헌 기관 ․ 단체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국민 참여 캠페인이다.

울산적십자사에서는 더욱더 많은 위기가정을 발굴하여 희망풍차 솔루션 통합 지원을 할 계획이다.